- 8월 카지노 매출 311억900만원, 전년비 11.3%·전월비 25.4% 감소… 3사 중 유일한 역성장
- 드롭액은 7.2% 늘었는데 홀드율 9.1%… 강남코엑스점은 6.3%로 추락
- 1~8월 누계 증가율 8.0%→5.6% 둔화, 주가 9,390원으로 52주 고점 대비 47% 하락
- 감사원 조사 뒤 입장객 목표 달성률 91.6%→60%대… 문체부 사실관계 확인 진행 중
카지노 공기업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 악재가 연달아 쌓이고 있다. 세븐럭카지노 입장객 통계를 부풀려 보고했다는 내부 의혹이 8월 31일 보도된 지 사흘 만인 9월 3일, 회사는 8월 카지노 매출이 전년 동월보다 11.3% 줄었다는 공시를 내놨다. 같은 달 파라다이스는 월간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고 롯데관광개발도 성장을 이어가, 외국인 전용 카지노 3사 가운데 매출이 뒷걸음질친 곳은 GKL뿐이었다. 통계의 신뢰가 흔들리는 국면에서 실적까지 꺾이며 주가는 52주 고점의 절반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드롭액은 늘었는데 매출은 줄었다… 강남코엑스점 홀드율 6.3%
GKL이 9월 3일 공시한 8월 카지노 매출액은 311억900만원이다. 2025년 8월보다 11.3% 줄었고, 7월의 416억8,200만원과 비교하면 25.4% 감소했다. 테이블 매출이 278억900만원으로 10.8%, 머신 매출이 33억100만원으로 15.4% 각각 줄어 두 부문이 함께 뒷걸음쳤다.
매출과 달리 고객이 칩을 사려고 지불한 드롭액은 오히려 늘었다. 8월 드롭액은 3,413억9,500만원으로 2025년 8월 3,186억1,400만원보다 7.2% 증가했고 7월보다도 5.0% 많았다. 고객이 건 돈은 늘었는데 카지노에 남은 몫은 줄어든 것으로, 다올투자증권은 9월 4일 보고서에서 8월 GKL의 홀드율(드롭액 대비 순매출 비율)을 9.1%로 산정했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한 2025년 8월 홀드율은 11.0%였다.
낙폭을 키운 곳은 서울 강남코엑스점이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강남점의 8월 드롭액은 1,973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3% 늘었지만 순매출은 124억원으로 13.3% 줄었고 홀드율은 6.3%에 그쳤다. 7월 강남코엑스점 매출이 218억2,000만원으로 14.2%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 새 94억원이 사라진 셈이다. 강남점은 VIP 비중이 88%에 이르러 월별 실적 변동성이 큰 사업장이라는 것이 다올투자증권의 설명이다.
강남점 홀드율이 이익을 흔든 전례도 있다. 2024년 3분기 강남코엑스점 홀드율이 전년 동기 11.7%에서 8.0%로 떨어지자 회사 영업이익은 58억원으로 57.9% 급감했다.
파라다이스는 사상 최대, 롯데관광개발은 성장… GKL만 역성장
같은 8월 경쟁사의 성적표는 달랐다. 파라다이스가 9월 2일 공시한 8월 카지노 매출은 1,049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2.1%, 전월 대비 35.8% 늘어 월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서울 워커힐·부산·제주·인천 파라다이스시티 4개 영업장 모두 매출이 늘었고, 드롭액은 6,805억원으로 3.7% 증가했다. 롯데관광개발의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도 8월 순매출 462억1,700만원으로 7.5% 늘었고, 테이블 드롭액은 2,937억7,900만원으로 16.8% 증가했다.
| 회사 | 8월 카지노 매출 | 전년 동월 대비 | 전월 대비 | 홀드율 |
|---|---|---|---|---|
| 파라다이스 | 1,049억원 | 32.1% 증가 | 35.8% 증가 | 15.4% |
| 롯데관광개발 | 462억1,700만원 | 7.5% 증가 | 10.4% 감소 | 13.7% |
| GKL | 311억900만원 | 11.3% 감소 | 25.4% 감소 | 9.1% |
세 회사 모두 드롭액은 전월보다 늘었다. 다올투자증권은 6월 11일부터 7월 19일까지 열린 북중미 월드컵의 영향이 사라지면서 3사의 8월 드롭액이 일제히 증가했다고 분석했는데, 그 가운데 홀드율이 10%를 밑돈 곳은 GKL뿐이었다. 김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홀드율은 평균으로 회귀하는 만큼 순매출에 일희일비하기보다 드롭액 추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두 번째 역성장… 누계 증가율 8.0%에서 5.6%로

8월의 부진은 올해 들어 두 번째 역성장이다. GKL은 3월에도 카지노 매출이 319억8,000만원으로 22.8% 급감해 1분기 카지노 매출이 1,066억5,300만원으로 1.5% 줄었고, 1분기 연결 영업이익도 181억원으로 10.0% 감소했다. 4월 11.1% 증가, 5월 40.8% 증가(431억원, 5월 기준 최대)의 반등을 거쳐 2분기 연결 매출 1,205억원, 영업이익 208억원으로 각각 19.3%, 30.5% 늘며 회복 국면에 들어섰지만, 7월 6.9% 증가에 이어 8월에 다시 두 자릿수 감소로 돌아섰다.
| 월 | 카지노 매출 | 전년 동월 대비 | 드롭액 |
|---|---|---|---|
| 1~2월 | 747억원 | 11.8% 증가 | 5,917억원 |
| 3월 | 320억원 | 22.8% 감소 | 3,393억원 |
| 4월 | 402억원 | 11.1% 증가 | 3,457억원 |
| 5월 | 431억원 | 40.8% 증가 | 3,795억원 |
| 6월 | 372억원 | 6.9% 증가 | 3,278억원 |
| 7월 | 417억원 | 6.9% 증가 | 3,252억원 |
| 8월 | 311억원 | 11.3% 감소 | 3,414억원 |
| 1~8월 누계 | 3,000억원 | 5.6% 증가 | 2조6,505억원 |
누계 흐름도 꺾였다. 1~8월 누계 카지노 매출은 2,999억6,500만원으로 2025년 같은 기간 2,839억3,000만원보다 5.6% 늘었는데, 1~7월까지의 누계 증가율은 8.0%였다. 8월 한 달의 부진이 누계 증가율을 2.4%포인트 끌어내린 것이다.
부문별 누계는 테이블 2,712억5,800만원(5.2% 증가), 머신 287억700만원(10.4% 증가)이고, 누계 드롭액은 2조6,505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3,995억원을 10.5% 웃돌았다. 드롭액 증가율이 매출 증가율의 두 배에 가까운 만큼, 올해 누적으로도 홀드율은 지난해보다 낮은 상태다.
재무 체력은 남아 있다. 2025년 말 연결 기준으로 자산 6,513억원에 부채 2,098억원, 자본 4,415억원을 보유해 부채비율이 47.5%에 그치고, 2025년 한 해 매출 4,229억원에서 영업이익 526억원과 당기순이익 471억원을 남겼다. 문제는 그 이익의 방향이 하반기 들어 아래를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가 9,390원… 52주 고점 1만7,700원의 절반
시장의 평가는 이미 차갑다. 2009년 11월 19일 코스피에 상장한 GKL(업종 분류상 유원지 및 기타 오락관련 서비스업)의 주가는 9월 3일 오전 11시 20분 9,590원으로 전일 대비 120원(1.27%) 오른 채 거래됐지만, 실적 공시가 나온 이날 종가는 9,390원으로 밀렸다. 52주 최고가 1만7,700원보다 47% 낮고, 52주 최저가 8,990원과의 거리는 400원에 불과하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진흥개발기금 개편 검토가 알려진 7월 15일 하루 10.8% 급락한 뒤 9월 들어서는 9,000원대에 머물러 있다.
111만명 중 39만명은 직원이 입력한 숫자… ‘허수 입장객’ 의혹
실적 공시 사흘 전 불거진 의혹은 매출이 아니라 입장객 통계를 겨냥한다. 8월 31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GKL 내부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문체부에 보고된 세븐럭카지노 전체 입장객은 111만7,165명인데, 회원 카드를 찍고 들어와 시스템에 기록된 고객은 72만1,817명에 그쳤다. 나머지 39만5,348명은 멤버십 없이 여권만 내고 입장한 이른바 노네임(No Name) 고객으로, 문체부에 보고된 숫자의 35.4%는 출입 시스템이 아니라 직원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셈이다.
집계 방식의 차이가 의혹의 뿌리다. 멤버십 회원은 회원 카드를 리더기에 접촉해야 들어갈 수 있어 방문 기록이 전산에 자동 저장되는데, 회사 내부에서 ‘절대고객 수’로 부르는 수치다. 반면 노네임 고객은 직원이 인원을 따로 세어 전산에 입력하며, GKL은 두 수치를 합산한 값을 문체부에 보고한다. 제기된 의혹은 이 수기 입력 단계에서 실제로 오지 않은 손님까지 숫자에 얹혔다는 것이다.
| 연도 | 절대고객(회원) | 노네임(비회원) | 전체 입장객 | 노네임 비중 |
|---|---|---|---|---|
| 2023년 | 59만846명 | 19만8,979명 | 78만9,825명 | 25.2% |
| 2024년 | 71만590명 | 33만4,466명 | 104만5,056명 | 32.0% |
| 2025년 | 72만1,817명 | 39만5,348명 | 111만7,165명 | 35.4% |
숫자를 뜯어보면 성장의 출처가 드러난다. 2025년 전체 입장객은 전년보다 7만2,109명 늘었는데 이 가운데 6만882명, 84%가 노네임 고객의 증가분이었다. 회원 고객이 1.6% 느는 동안 비회원 고객은 18.2% 늘었고, 비회원 비중은 2023년 25.2%에서 2024년 32.0%, 2025년 35.4%로 해마다 높아졌다.
이 추세를 이상하게 보는 이유는 노네임 고객이 사실상 게임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GKL의 자금세탁방지 업무지침상 테이블에서의 칩 구매, 캐셔 창구에서의 칩·현금·수표 교환, 외화 환전은 모두 멤버십 회원으로 등록해 고객확인을 마친 사람에게만 허용된다. 노네임 상태로는 테이블 게임에 앉을 수 없다는 뜻이고, 회원 가입을 하지 않는 관광객은 아예 들이지 않는 카지노도 있다. 비회원을 회원으로 가입시켜 테이블 게임으로 유도하는 것이 카지노 영업의 기본인 만큼, 게임을 못 하는 고객의 비중이 해마다 커지는 현상은 업계에서 일반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사원 조사 뒤 달성률 91.6%→60%대… 경영평가와의 연결고리
이 집계 방식을 문제 삼은 민원은 감사원으로 들어갔고, 감사원은 6월 GKL을 직접 찾아 조사한 뒤 사안을 소관 부처인 문체부로 넘겼다. 문체부는 GKL에 자료를 요구해 실제 집계 경위를 들여다보는 중이다. 정황으로 거론되는 것은 조사 이후의 숫자다. GKL은 해마다 연간 목표와 월별 목표를 정해 두고 달성 여부를 매달 자체 점검하는데, 내부자료상 월별 달성률은 6월 91.6%에서 감사원 조사 사실이 회사 안에 알려진 뒤인 7월 69.1%로 떨어졌고 8월에는 60% 초반대로 내려갔다.
수요 환경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낙폭이다. 한국관광공사 집계로 7월 방한 외래객은 209만3,223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8% 늘어 월간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1~7월 누적 방한객도 1,280만3,142명으로 21.3% 증가했다. 과거 목표치를 넘기는 일이 잦았던 회사가 손님이 가장 많은 시기에 목표의 60%대에 머문 셈이다.
숫자의 크기도 겹친다. 7~8월에 목표에 못 미친 폭이 30%대였는데, 이는 노네임 고객이 전체 입장객에서 차지해 온 비중과 거의 같은 크기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시켜서 한 일일 뿐 목표를 달성하면 누가 혜택을 보느냐는 글과, 올해와 작년만의 문제가 아니라 예전부터 있던 일이라는 댓글이 잇따랐다.
입장객 수가 민감한 것은 경영평가 때문이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 운영사 중 공기업은 GKL 하나뿐이고, 그래서 재정경제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받는다. 이 평가에서 입장객 수는 계량지표로 쓰이며, 입장객 가운데 노네임 비중이 커진 배경으로 이 평가 구조를 지목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2025년도 경영평가 성적표는 기관 등급 ‘보통(C)’이었고, 윤두현 사장은 기관장 경영계약 이행실적 평가에서 ‘미흡’으로 분류됐다.
GKL 관계자는 “현재 문체부 자료 요청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허수 카운팅이나 입장객 부풀리기 같은 내용은 확인된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체부 관계자는 “현재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으며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면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사실관계를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혹과 매출 감소는 다른 문제… 남은 변수는 기금과 성수기
두 악재는 원인이 다르다. 노네임 고객은 테이블 게임에 참여할 수 없기 때문에, 설령 입장객 통계가 부풀려졌더라도 그 자체가 매출을 만들거나 깎지는 않는다. 8월 매출 감소는 드롭액이 7.2% 늘어난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어서 베팅 규모가 줄어서가 아니라 게임 결과, 곧 홀드율의 문제다. 다만 공기업의 핵심 통계가 의심받는 시점에 실적까지 꺾이면서 회사가 내놓는 숫자 전반의 신뢰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
제도 변수도 남아 있다. 문체부는 관광진흥개발기금 부담률 상한을 총매출액의 10%에서 15%로 올리고 5년 단위 갱신허가제를 도입하는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올해 하반기 발의할 계획이다. 2025년 기금으로 409억원을 낸 GKL은 최고 부담률이 15%로 오를 경우 연간 비용이 약 200억원 늘어날 것으로 KB증권은 추산했다.
단기 관건은 성수기다. 다올투자증권은 9~10월 중국·일본 연휴 효과로 드롭액이 8월보다 크게 줄지는 않겠지만, 11월부터는 비수기에 들어가 단기적인 주가 상승 재료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강남코엑스점 홀드율이 평균으로 돌아오는지, 그리고 문체부의 입장객 집계 확인이 어떤 결론에 이르는지가 GKL의 하반기를 가를 두 갈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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