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15일 첫 보도 뒤 석 달, 3사 시가총액 5,805억원 감소… 롯데관광개발·GKL 52주 신저가
- 문체부 “고매출 구간에만 15%”, 기준액은 시행령 몫… 증권사 추정은 영업이익의 22%와 9%로 갈려
- 롯데관광개발, 전환사채 350억원 조기상환 청구에 대주단 재조달 문의… 2분기 매출은 역대 최대
- 관광진흥법 개정안 발의는 국정감사 뒤로, 10월 중 발의도 어려울 전망
정부가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관광진흥개발기금 부담률 상한을 매출의 10%에서 15%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사실이 7월 15일 알려진 뒤 석 달이 지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인상된 부담률을 적용할 매출 구간과 요율을 아직 정하지 않았고, 관광진흥법 개정안은 국회에 발의되지 않았다. 그 사이 파라다이스,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롯데관광개발 상장 3사의 주가는 보도 직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고, 소액주주를 포함한 주주들의 평가손실도 그대로 남아 있다.
매출은 늘었는데 주가는 52주 신저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12일 롯데관광개발은 전 거래일보다 1.89% 내린 10,910원에 마감해 종가 기준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세븐럭 카지노를 운영하는 GKL도 2.67% 내린 8,400원으로 52주 최저가였다. 파라다이스는 2.04% 내린 9,600원에 마감했는데, 10월 2일에는 장중 9,060원까지 내려 52주 최저가를 썼다. 2월 연중 최고가 21,850원과 견주면 58.5% 낮은 값이다.
부담률 상향 방침이 알려지기 전날인 7월 14일 종가와 비교하면 10월 12일 종가는 롯데관광개발이 21.1%, 파라다이스가 20.5%, GKL이 18.7% 낮고, 3사 시가총액은 합쳐서 5,805억원 줄었다. 롯데관광개발은 8월 중순 보도 직전 수준에 가까워졌다가 다시 내렸고, 파라다이스와 GKL은 이 기간 7월 14일 종가를 한 번도 넘지 못했다. 다만 9월 이후 하락에는 여름 성수기가 끝난 영향과 마카오 시장 부진도 겹쳐 있다.
영업 지표는 주가와 반대로 움직였다. 유안타증권 집계로 9월 외국인 카지노 3사의 합산 드롭액(고객이 칩으로 바꾼 금액)은 1조2,049억원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2.4% 늘었고, 순매출은 1,531억원으로 1.5% 늘었다. 파라다이스의 9월 순매출은 867억원으로 37.5%, GKL은 373억원으로 7.2% 늘었다. 롯데관광개발은 9월 카지노 방문객이 66,393명으로 월간 최대였지만 테이블 홀드율이 10.8%로 떨어져 순매출이 45.1% 줄었다.
어느 구간을 두는지에 따라 이익 추정이 두 배 갈린다
현행 관광진흥법은 카지노 사업자가 총매출액의 10% 범위에서 관광진흥개발기금을 내도록 하고, 시행령은 연 매출 10억원 이하 1%, 10억원 초과 100억원 이하 5%, 100억원 초과 10%의 누진 구조를 둔다. 기금은 법인이 아니라 카지노 영업장 단위로 부과된다. 문체부는 7월 22일과 8월 3일 설명자료에서 전체 매출에 15%를 일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 만드는 고매출 구간을 넘는 매출에만 인상된 부담률을 적용한다고 밝혔지만, 그 구간의 기준액은 제시하지 않았다. 구간 구성과 부담률은 관광진흥법이 시행령에 위임한 사항이므로 시행령 개정 때 업계·전문가·학계 논의를 거쳐 확정하겠다는 것이 문체부 입장이다.
문체부는 상향 근거로 매출 성장을 들었다. 1995년 납부 제도 도입 이후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전체 매출은 10.3배, 평균 매출은 7.8배 늘었지만 부담률은 30년간 그대로라는 설명이다. 주요 3개 사업자의 추가 부담이 900억원 안팎이라는 보도와 763억원이 늘어난다는 업계 주장은 모두 사실이 아니며, 여러 영업장을 운영하는 기업의 실제 부담은 법인 전체 매출로 계산한 금액보다 작다고도 반박했다.
기준액이 없으니 증권사는 구간을 각자 가정했다. 하나증권은 8월 파라다이스 보고서에서 2028년 카지노 매출 전망 약 1조2,000억원을 놓고 두 경우를 계산했다. 최고 부담률이 10%에서 15%로 그대로 오르면 파라다이스가 더 낼 기금은 약 600억원으로 2028년 예상 영업이익의 22%다. 연 매출 3,000억원 구간을 새로 두고 이를 넘는 매출에만 15%를 매기면 대상은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와 서울 워커힐 두 영업장으로 좁혀지고, 추가 부담은 약 225억원, 영업이익의 9%로 줄어든다. 키움·NH투자·KB증권도 3,000억원 구간을 전제로 롯데관광개발의 이익 영향을 추정했다. 그러나 문체부는 8월 3일 설명자료에서 연 매출 3,000억원 이상에 15%를 적용한다는 내용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목표주가 하향은 9월까지 이어졌다. 보도 다음 날인 7월 16일 하나증권·신한투자증권·iM증권·유진투자증권이 3사 목표주가를 함께 내렸고, 삼성증권은 7월 23일 파라다이스 목표주가를 37% 낮췄다. 9월에는 KB증권과 메리츠증권이 롯데관광개발 목표주가를 내렸다. 하나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출국납부금 인상이 관광기금 재원 부족 우려를 덜어 주면 카지노 부담률 인상 폭도 애초 우려보다 크게 낮아질 수 있다고 봤다. 국회에는 출국납부금을 7,000원에서 2만원으로 올리는 관광진흥개발기금법 개정안이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발의로 계류 중이고, 문체부는 2027년 2분기 시행을 전제로 관계부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다만 하나증권은 실제 인상 여부와 적용 시점, 최종 부담률은 확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코스피가 6.24% 오른 날, 카지노주는 두 자릿수로 내렸다
부담률 상향 추진이 처음 보도된 7월 15일 롯데관광개발 주가는 14.62% 떨어졌고, 파라다이스와 GKL도 각각 13.49%, 10.79% 내렸다. 같은 날 코스피는 6.24% 오른 7,284.41로 마감했고, 내국인 출입 카지노인 강원랜드는 1.52% 내리는 데 그쳤다. 3사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3,807억원 줄었고, 소액주주를 포함한 주주들의 보유 주식 평가액도 10% 넘게 감소했다. 롯데관광개발과 파라다이스의 거래량은 전날의 11배 안팎으로 늘었고, 3사 모두 외국인은 순매수, 기관은 순매도였다.
기관 매도의 절반 이상은 국민연금이었다. 국민연금은 7월 15일 롯데관광개발 기관 순매도의 57.2%를, 7월 15~16일 이틀간 파라다이스 기관 순매도의 58.6%를 차지했다. 7월 23일 공시 기준 국민연금 지분율은 롯데관광개발이 10.04%에서 8.89%로, 파라다이스가 11.79%에서 9.58%로 내려가 두 종목 모두 10% 아래가 됐다. 다만 파라다이스 지분은 보도 이전부터 줄고 있었다. 국민연금은 6월 영업실적 공시 다음 날인 7월 3일부터 보도 전날인 14일까지 매일 순매도해 490,405주를 줄였다.
제주 기금을 내는 롯데관광개발의 낙폭이 가장 컸다
롯데관광개발이 운영하는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는 관광진흥법이 아니라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제주관광진흥기금에 납부금을 낸다. 제주도 집계로 2025년 도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8곳의 납부금은 620억원이었고, 이 돈은 제주관광진흥기금 조성액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따라서 관광진흥법만 고쳐서는 롯데관광개발의 부담률이 바로 바뀌지 않는다. 하나증권은 보도 다음 날 직접 영향은 없다고 보면서도 투자자 우려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낮췄고, NH투자증권은 제주에도 같은 기조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주가 하락은 전환사채 상환으로 이어졌다. 주가가 전환가액 12,762원 아래로 떨어진 채 회복되지 않자 롯데관광개발의 전환사채 투자자는 7월 29일 보유 전환사채의 절반에 대해 주식 전환 대신 조기상환을 청구했다. 롯데관광개발은 8월 3일 해당 전환사채 350억원어치를 이자를 합친 435억원에 자기자금으로 사들여 소각하기로 공시했고, 남은 350억원은 11월 만기다. 이장성 롯데관광개발 재무담당 이사는 8월 4일 한국관광학회 등이 연 정책간담회에서 담보대출을 제공한 은행들도 재조달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보고 문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5년 카지노 매출 4,767억원에 기금 515억원을 낸 뒤 세전 기준 45억원 적자였다는 점도 들었다.
실적만 보면 롯데관광개발은 성장 중이다. 2분기 연결 매출은 2,033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였고, 영업이익은 519억원으로 2025년 3분기의 529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기금 말고도 중국 자본 규제와 원화 강세가 겹쳤다
기금 문제 밖에서도 하락 요인이 겹쳤다. 유안타증권은 중국 당국이 7월 24일 시행한 해외 신탁 과세·신고 강화 등 자금 출처 규제가 중국 VIP 고객의 베팅 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판단했다. 마카오 게임감찰협조국(DICJ) 집계로 마카오 카지노 총매출(GGR)은 9월 180억6,000만 파타카로 전년 같은 달보다 1.2% 줄어 6월부터 넉 달 연속 전년 대비 감소했고, 월간 기준으로 2026년 들어 가장 적었다. 원화 강세도 부담이다. 원화 가치가 오르면 외국인 고객의 환전 부담이 커져 드롭액과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발의는 국정감사 뒤로, 10월 중도 어렵다
조계원 의원실은 관광진흥법 개정안 발의를 국정감사 뒤로 미뤘다. 법안 발의를 준비해 온 의원실 관계자는 “문체부가 아직 안을 정리하지 않았고 의원실도 국감 시즌이라 법안을 발의할 여력이 없어 국감 이후로 하자는 이야기를 했다”며 10월 중에도 발의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법상 상한을 먼저 15%로 고친 뒤 세부 구간과 요율을 시행령에서 정할 계획이다.
업계는 상향안 자체를 거둬들이라고 요구한다.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와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한국호텔업협회, 한국여행업협회, 한국MICE협회 등 12개 단체는 8월 3일 공동성명에서 5년 단위 갱신허가제 도입과 납부비율 상한 인상안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조광익 한국관광학회 부회장은 기금이 얼마나 더 필요한지 구체적 근거가 제시되지 않았다며 관광기금의 지출 구조부터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외국인 카지노 업체들이 2027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 8~10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어 과거와 비교하면 극단적인 저평가 구간”이라면서도 관광진흥법 개정안이 발의되기 전까지는 주가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환욱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0월 중국 국경절 연휴 효과로 9월보다 카지노 매출은 반등하겠지만 중국 VIP와 프리미엄 고객의 심리가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경절 수요가 실적으로 이어지는지, 국감 뒤 재개될 논의에서 구간과 요율이 어디로 정해지는지에 따라 3사 주가의 방향이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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