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차만 20년 GKL, 도심 자체 리조트 구축으로 카지노 자산화 나서
- 연 300억 원 임차료 절약과 카지노 영업장 통제권 확보 목적
- 문화체육관광부 허가와 기획재정부 투자 심사 등 제도적 난관 극복이 우선 과제
- 외국인 관광객 회복에도 카지노 이용률은 하락 추세, 정책 방향성 논란도
서울 도심을 중심으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 카지노’를 운영 중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현재의 영업장인 삼성동 코엑스와 용산 드래곤시티를 떠나 도심 다른 곳에 자체 카지노 영업장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다만 도심이라는 여건상 호텔과 공연장, 쇼핑몰을 아우르는 대규모 복합 리조트가 아니라 현재의 임차 방식에서 벗어나 카지노 영업장을 직접 소유하거나 통제 가능한 형태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카지노 공기업인 GKL이 자체 리조트 확보에 나서며 이에 따른 문제도 속속 불거지고 있습니다.
자체 카지노 영업장 확보에 나선 GKL

GKL은 최근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2차 업무보고에서 중장기 과제로 자체 사업장 확보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하고, 현재의 임차 방식에서 벗어나 자사 소유의 리조트 혹은 카지노 영업장을 갖출 것이라 밝혔습니다. GKL은 보도 자료를 통해 외국인 카지노 시장이 경쟁 심화 국면에 진입한 데 따라 도심형 복합 관광 거점 조성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해당 사안을 관광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장기 검토 관리 대상으로 등재했습니다.
GKL은 현재 서울 강남 코엑스점과 용산 드래곤시티점, 부산까지 3개의 카지노 영업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모두 호텔 건물의 일부를 임차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입니다. 하지만 엔데믹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외국인 카지노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지금의 임차 영업 구조로는 비용 부담과 운영 제약이 너무 크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의 임차형 구조에서는 카지노 동선 설정과 영업장 면적 조정, 고급화 설비 투자 등에 제약이 많은 상황인 데다, 결정적으로 막대한 임차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점이 큰 부담인 것입니다.
특히 임차료 비중이 높아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는다는 평가입니다. 현재 임차료는 연간 300~4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GKL이 기록하는 연간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금액이기 때문에 수익성을 크게 저해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임대료 인상의 위험도 따릅니다. 내부적으로는 “카지노 본연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최소한 영업 공간에 대한 통제권부터 선제 확보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만약 계획대로 자체 카지노 업장을 확보할 경우, 임차료 부담을 줄여 재무 건전성을 높일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시설 투자 및 영업 전략을 보다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체 리조트 확보의 핵심은 영업장 규모 확장이 아니라 영업 환경 개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 카지노 업계의 한 관계자는 “GKL이 노리는 것은 복합 리조트가 아니라 카지노 영업의 주도권 회복이며, 영업 공간을 직접 통제할 수 있어야 VIP 고객 관리와 고급화가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사업 구조를 전환하는 배경에는 경쟁 업체 간 실적 격차도 존재합니다. 복합 리조트 형태로 카지노를 운영하는 경쟁 업체들은 엔데믹 이후 수년간 빠른 실적 회복세를 나타냈습니다. 가장 큰 경쟁자인 파라다이스 그룹과 롯데관광개발이 대형 복합 리조트를 중심으로 숙박 시설 및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까지 제공하는 데 반해, GKL은 외형 성장이 제한된 채 고정비 부담만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문가들은 자체 리조트 확보를 GKL의 경영 전략 변화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복합 리조트로 외형을 키우기보다, 카지노 본업의 효율과 수익 구조부터 먼저 개선하겠다는 방향 전환이라는 것이다. 도심형 자체 카지노 영업장은 복합 리조트 시설이 부족하더라도 ‘도심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으로 보충할 수 있으며, 임차료 부담 없이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GKL의 행보는 경쟁력 확보에 가깝다”고 말하며, “임차 구조를 벗어나 카지노 영업의 기본 토대를 다시 세우겠다는 신호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엄격한 규제 속 제도적 지원·허가가 우선 과제

다만 자체 카지노 영업장 확보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GKL의 가장 큰 강점인 ‘도심 속 카지노’의 지리적 이점을 취하려면 도심에서 카지노를 위한 단독 건물을 신축하기 위해 수천억 원 상당의 부지 매입 비용과 건축 비용이 소요됩니다. 현재 사내 3,000~4,000억 원 수준의 실탄을 보유하고 있고 높은 신뢰성을 바탕으로 회사채 발행도 가능하여 재무적 여력은 충분하지만, 공기업인 만큼 기획재정부의 투자 심사와 예비타당성 검토 등 여러 장벽이 존재합니다.
카지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정적인 상황에서, 도심 속 카지노를 확장 이전하는 데에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쉽사리 허가할 수 있을지 역시 미지수입니다. GKL 역시 이번 사업보고서에서 서울, 부산 지역에 추가적인 신규 허가는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명시했습니다. 관광진흥법상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허가가 있어야만 가능한 사업이며, 신규 허가는 입지 신청 지역과 기존 업체 개수 등을 검토하는 방식으로 엄격히 통제합니다. 과거 대명 그룹이 새로운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계획할 때도 경기도를 노린 것도 서울에선 어렵고 경기도에서만 허가가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더해 예비 타당성 조사(예타)를 거쳐야 할 수도 있습니다. 향후 기획재정부 투자 심사와 국회 공공기관 예산·출자 심의를 통과한 뒤 예비 타당성 조사까지 거치게 되면, 그 과정에서 겪게 될 혼란과 사업성 변화의 가능성, 시간과 비용 등 여러 가지 문제에 마주할 수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내에서도 이번 계획을 관광 정책 방향과 카지노 공기업의 투자 전략 사이에서 신중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공기업의 역할과 관광 정책 방향, 재정 투입의 논리를 동시에 고려하는 하나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자체 카지노 마련이 신규 허가 대신 기존 영업장의 위치 변경이나 면적 조정 등, ‘변경 허가’ 방식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복합 리조트라는 대규모 관광 시설이 아니라, 기존 허가 범위 내 영업장 개선이라는 점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면 충분히 추진 가능하다는 것입 다. 실제로 작년 문화체육관광부가 규제 완화를 통해 강원랜드에 제2카지노 영업장 신축을 허가한 전례가 있는 만큼, 공기업인 GKL에게 보다 관대한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에서 “카지노와 같이 큰 이익이 발생하는 부분을 민간 특정 업체에게 허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발언하여 공기업인 GKL 입장에선 운신의 폭이 더 넓어진 영향도 있습니다. GKL 내부에서도 서울 도심에 대규모 복합 리조트를 짓는 방식은 투자 규모와 인·허가 부담이 큰 만큼 현실적으로 어렵고, 기존 카지노 라이센스를 유지한 채 도심 속 독립된 카지노 전용 건물이나 카지노 중심의 단일 영업장을 확보하는 시나리오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체 리조트라는 정책 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
제도적 지원을 떠나 자체 리조트를 확보하는 것이 온당한지 여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도 나옵니다. 물론 외국인 관광객 수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2024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637만 명을 넘어섰고, 2025년에는 11월까지 누적 1,741만 명을 기록하여 역대 최대치였던 2019년의 1,750만 명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숙박 시설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생활형 숙박시설의 규제를 완화하고, 도심 호텔 공급 확대 정책을 병행하는 중입니다.
그러나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대한 수요는 조금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2023년 외국인 전용 카지노 이용자는 200만 명을 기록하여 엔데믹 이후 완연한 회복세를 나타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300만 명대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 합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중 카지노를 이용하는 자의 비율은 장기적으로 꾸준히 하락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카지노사이트의 증가와 관광 패턴 변화, K-컬쳐에 대한 직접 수요의 증가 등이 맞물린 결과입니다.
정부의 관광 정책에도 카지노는 후순위입니다. K-POP 공연과 의료 관광, 쇼핑, 미식 중심의 자유여행 비중이 높아지며 정책의 방향이 숙박 시설, 공연 및 체험형 콘텐츠에 집중되고 있으며 카지노를 위한 정책은 비중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관광 업계 전문가는 “호텔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는 것과, 카지노 게임 테이블을 증설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라고 말하며 “이를 하나의 관광 활성화 논리로 묶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습니다. 카지노 업계 관계자는 “관광객이 증가했다고 해서 무조건 카지노업이 성장할 것이라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한 뒤, “외국인 관광객들의 소비 구조와 패턴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경쟁 상대인 민간 카지노 사업자들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며 호실적을 올린다 해서 이로 인해 정책 판단을 내릴 수는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국내 1위 업체인 파라다이스 그룹이나, 단일 영업장 기준 1위인 드림타워 카지노가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배경에는 방문객 폭증보다 VIP 고액 베팅의 회복, 고(高)환율, 1인당 객단가 상승 등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습다. 그저 관광객이 많이 와서 실적이 늘었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한 업게 관계자는 “현재의 실적은 소수 고액 VIP 고객 중심 구조가 회복된 덕분이며, 이를 근거로 공기업 카지노에 투자를 확대한다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현재 민간 카지노 업계는 호텔과 컨벤션, 공연 시설에 대한 투자 확대를 자제하고 있으며, 카지노 신규 증설에도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외국인 관광객의 유입 증가가 ‘고점’에 다다랐으며, 향후 국제 정세 불안 등의 위험 요인들이 상존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공기업인 GKL이 정부 업무보고를 계기로 도심 리조트 추진을 공식화하는 것은 위험을 자초할 수 있습니다. 재정당국 관계자는 “민간은 수요 변화에 맞춰 투자 리스크를 관리하는데, 공기업만 정책을 근거로 몸집 확대에 나서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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