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4월 강원랜드 카지노, 직원이 회사 보관용 현금보관증 보고 1억원 재지급… A씨는 채무 변제 등에 사용
- 1심 영월지원, 3억6,800만원을 여러 차례 나눠 정산한 점 들어 무죄… 검찰 항소
- 항소심, 보관증 발급 3분 만에 전액 칩 교환한 점과 “내 거 아닌 것 같은데” 발언 들어 유죄
-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사회봉사 80시간… 7,700만원 변제·초범 참작, 양형기준 기본 영역 하한
강원 정선의 강원랜드 카지노에 맡긴 1억원을 이미 칩으로 바꾸고도 직원의 착오로 같은 금액을 현금으로 다시 받아 쓴 A씨(38)가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춘천지법 형사1-1부(이근영 부장판사)는 9월 24일, 횡령 혐의로 기소된 A씨의 1심 무죄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두 재판부의 판단은 A씨가 1억원을 받을 당시 그 돈이 이미 정산된 돈이라는 사실을 알았는지에서 갈렸다.
현금보관증 한 장에 1억원이 두 번 나갔다
정선군에서 영업하는 카지노는 강원랜드 한 곳으로,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카지노다. A씨는 카지노에 현금을 맡기고 현금보관증을 받은 뒤 이를 게임용 칩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게임을 했다. 문제가 된 1억원짜리 보관증도 이미 칩으로 바꾼 뒤였다.
2024년 4월, 이 보관증이 이미 정산된 줄 몰랐던 직원이 강원랜드가 보관하던 현금보관증을 보고 A씨에게 1억원을 현금으로 한 번 더 내줬다. A씨는 이 돈을 반환하지 않은 채 빚을 갚는 등 개인 용도로 썼고, 횡령 혐의로 기소됐다. 대법원은 착오로 송금된 돈에 대해 받은 사람과 보낸 사람 사이에 신의칙상 보관관계가 성립한다고 보고, 받은 사람이 이를 마음대로 쓴 행위를 횡령죄로 인정해 왔다(대법원 2010도891 판결 등).
1심은 무죄… 여러 차례 나눠 정산해 알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1심 재판부인 춘천지법 영월지원은 A씨가 모두 3억6,800만원을 카지노에 맡기고 이를 여러 차례로 나눠 보관증으로 받아 칩으로 바꿨다는 사정을 중시했다. 여러 번에 걸쳐 거래한 만큼 1억원을 추가로 받을 당시 그 돈이 이미 정산된 돈임을 알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카지노가 뒤늦게 착오를 알리면서도 이를 뒷받침하는 확인 자료를 A씨에게 보내지 않은 점도 A씨가 돈을 쓸 당시 횡령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사정으로 꼽았다. 영월지원은 무죄를 선고했고, 검찰은 항소했다.
항소심은 유죄… 보관증 발급 3분 만에 전액 칩 교환, 몰랐을 수 없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거래 명세를 근거로 1심 판단을 뒤집었다. 거래 명세에서 A씨는 보관증을 받으면 매번 지체 없이 전액을 칩으로 바꿨고, 문제의 1억원짜리 보관증도 발급 3분 만에 전액이 칩으로 교환됐다. 재판부는 이런 거래 방식에 비춰 그 1억원이 이미 칩으로 바뀐 사실을 A씨가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A씨는 2박 3일을 카지노에서 자지 않고 게임을 한 탓에 정신이 흐릿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VIP 영업장이 날마다 오전 6시에 닫히는 점 등을 근거로 이 주장도 배척했다. 강원랜드 카지노의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로, 하루 4시간은 영업장이 닫힌다. 돈을 받기 전 A씨가 직원에게 먼저 “내 거 아닌 것 같은데”라고 한 말도 그가 중복 정산을 알았다는 근거로 쓰였다.
징역 1년은 양형기준 기본 영역의 하한… 7,700만원 변제 참작
항소심 재판부는 “횡령한 금액이 고액이고 수령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소비한 점, 횡령으로 강원랜드의 담당 직원이 큰 고초를 겪은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 강원랜드와 합의하지 못한 점 등은 불리한 정상”이라고 밝혔다. 반면 재판부는 A씨가 2025년 9월부터 2026년 8월까지 약 7,700만원을 나눠 갚은 점과 재산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을 유리하게 참작해 형을 정했다.
형법 제355조 제1항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한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횡령·배임범죄 양형기준은 횡령액 1억원 이상 5억원 미만을 2유형으로 분류하고, 형량을 감경 영역 6개월~2년, 기본 영역 1년~3년으로 정한다. A씨에게 선고된 징역 1년은 기본 영역의 하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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