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KL, 서울 도심 카지노 리조트 건설로 임차 방식 접고 자체 리조트 짓는다
- 자체 사업장 마련하여 20년 만에 홀로서기 공식화
- 연간 300억 원의 임대료 절약하는 동시에 인사 적체 해소도 노려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 카지노’를 운영하는 한국의 카지노 공기업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드디어 자체 사업장 확보에 본격적으로 착수했습니다. GKL은 그동안 호텔 등의 건물에 영업장을 임차하여 운영하는 식을 유지해 왔는데, 자체 사업장 확보에 나서는 것은 창사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기존과 같이 호텔 건물을 빌려 사용하는 임차 영업 방식으로는 다른 카지노 업체와의 경쟁에서 생존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자체 사업장을 확보하여 막대한 임대료 부담을 줄이고, 만성적인 내부 인사 적체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도 깔려 있습니다. 다만 서울 도심에 대형 리조트를 짓기 위한 수천억 원대의 재원 마련과 정부(문화체육관광부)의 승인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사업장 3곳 모두 임차 중인 GKL, 자체 사업장 건설로 복합 리조트 경쟁 뛰어든다

그랜드코리아레저(GKL)는 지난 1월 14일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의 2차 업무보고에서 향후 중장기 핵심 과제로 ‘자체 사업장 확보’를 제시했습니다. GKL 윤두현 사장은 문화체육관광부 2차 업무보고에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시장이 치열한 레드오션으로 바뀐 상황에서, 임차형 사업장 운영 방식은 고객이 원하는 시설을 갖추는 데 한계가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이어 “가족과 함께 온 고객들은 수영장과 쇼핑, K-의료 등의 서비스를 원하는데 현재 시설로는 대응이 불가능하다”고 말하며, “도심형 복합 관광의 플래그십 역할을 할 수 있는 자체 사업장 마련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GKL은 현재 서울 강남 코엑스와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 부산까지 총 3곳에서 세븐럭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모두 호텔 건물의 일부를 빌려 카지노 영업장으로 사용하는 임차 형태입니다. 가장 큰 경쟁사인 파라다이스 그룹이나 롯데관광개발의 드림타워 리조트, 인스파이어 리조트가 숙박 시설과 함께 수영장, 공연장 등의 부대 시설을 자체 보유하여 복합 리조트 형식으로 고객을 끌어 들이는 것과는 사뭇 다른 방식입니다.
막대한 임대료 부담과 함께 비(非)카지노 분야의 콘텐츠 부족이라는 구조적인 한계 탓에 GKL은 고객 유치 및 실적 측면에서 경쟁사에 점차 뒤쳐지는 모양새입니다. 국내 증권사들의 추산에 따르면 국내 최대 카지노 업체인 파라다이스 그룹은 2025년 1조 1,500억 원의 매출과 1,7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2024년의 매출 1조 721억 원, 영업이익 1,361억원을 크게 뛰어 넘는 또 한 번의 역대 최대 실적입니다.
단일 카지노 영업장 기준으로는 국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롯데관광개발의 드림타워 리조트 역시 작년 1,4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200% 넘게 폭증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재작년부터 급격한 실적 회복세에 접어든 이후 매월, 매분기마다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는 고공성장 끝에 작년에는 연간 기준 첫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3대 한국 카지노 업체간 경쟁을 4파전으로 확장시키는 주역인 인스파이어 리조트 또한 작년 매출이 전년 대비 90% 성장하며 드림타워 리조트의 2배를 웃도는 성장률을 기록한 끝에 GKL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GKL은 작년 한 해 매출이 고작 7% 증가하는 등 실적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편입니다. 국내 3대 업체 경쟁에서 밀릴 위기에 처한 것으로도 모자라, 2030년 일본 오사카에 초대형 복합 리조트가 개장하면 외국인 관광객 유치 경쟁에서 밀릴 위험에 처해 있어 중장기적인 전망도 좋지 않습니다.
오사카 카지노는 미국 MGM리조트와 일본 오릭스가 10조 원을 투입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서, 오사카 간사이 공항에서 30분 거리로 접근성이 뛰어난 데다 각종 국제회의장(MICE), 호텔 등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무엇보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카지노가 오픈 카지노 형태로 오픈하기 때문에, GKL의 주력 고객인 일본인 VIP 고객이 국내 카지노를 이용하는 식으로 대거 이탈할 경우 GKL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카지노 외 분야 콘텐츠 확보, 재무 효율성 제고, 인사 적체 해소까지 3마리 토끼 노려
GKL은 호텔과 연계하여 호텔 내에 영업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호텔과는 별개의 법인이기 때문에 카지노 VIP에게 무료 숙박 혜택을 제공하는 콤프 측면에서 불리함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오로지 영업장만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리조트 시설을 갖추고 카지노와 엔터테인먼트, 식음료 업장 등의 ‘풀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복합 리조트에 비해 태생적인 경쟁력 저하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온라인 슬롯사이트 등 모바일과 온라인으로 카지노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진 만큼, 이제 카지노 게임 자체를 목적으로 오프라인 카지노 영업장을 찾는 손님은 갈 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오프라인 카지노 영업장이 카지노 외 분야와 결합하여 복합 리조트 시스템을 구축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이렇게 국내 경쟁과 장기적인 해외 경쟁에서도 뒤쳐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자, 단순한 카지노 영업장 시설만 갖춘 기존의 방식으로는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위기감을 가진 GKL은 자체 리조트 구축이라는 해법에 다다랐습니다.
재무적 효율성 측면에서도 자체 사업장 확보는 필수 과제로 꼽힙니다. GKL은 임대 업장을 운영하는 특성상 매년 매출의 일정 비율을 건물주에게 임차료로 지급하고 있는데, GKL이 지출하는 임차료는 연간 300~400억 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GKL이 작년 한 해 동안 거둔 영업이익 590억 원의 60~80%에 육박하는 엄청난 금액입니이다. 1년을 영업하여 대부분을 임차료 비용으로 지급하는 비효율적인 구조인 것입니다. 자체 건물을 보유할 경우 카지노 외 분야와 연계한 프로모션 혜택을 제공할 수 있으며, 임차료에 해당하는 비용을 영업이익으로 전환하여 시설 재투자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조직 관리 차원에서도 자사 리조트 시설은 절실합니다. GKL의 임직원 수는 2020년 1,831명에서 2024년 1,780명으로 감소했습니다. 로봇 및 인공지능(AI)와 결합한 운영과 ‘세븐럭 카지노 플러스’ 등의 디지털화를 병행하고 있지만, 갈 수록 커지는 영업 규모를 감안하면 기이한 인력 감축 현상입니다. 2005년 설립후 20년 간 사업장 규모를 그대로 유지하며 심각한 인사 적체 현상이 발생한 탓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체 리조트를 건설하면 호텔 운영과 매장 관리, 시설 안전 등 비(非)카지노 분야에서 대규모 일자리를 마련하여 인사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윤두현 사장은 업무보고에서 “직원들의 청렴도 조사 결과가 낮게 나타나는 이유 중 하나가 인사 적체에 따른 불만”이라고 말하며, “기업의 양적 성장을 통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관건은 막대한 투자비를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여부와 정부의 허가입니다. 서울 도심에 5성급 호텔 규모의 복합 리조트를 지으려면 토지 매입 비용을 포함해 1조 원 안팎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일례로 파라다이스가 서울 장충동에 건설 중인 신규 플래그십 호텔 역시 건축비만 5,000억 원 이상이 투입됩니다. GKL의 복합 리조트는 파라다이스 플래그십 호텔보다 훨씬 큰 규모로 건설해야 하는 만큼, 몇 배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GKL은 작년 3분기 기준 이익잉여금이 3,800억 원에 이르는 등 4,000억 원 이상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고, 외부 차입 여력도 충분하여 투자비 조달은 문제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카지노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만큼,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의 승인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카지노 같이 막대한 이익이 발생하는 부문을 왜 특정 민간 업체에게 허가해주는지” 의문을 표했기 때문에, 정부가 대주주로 있는 공기업인 GKL 특성상 정부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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