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말 스포츠 베팅을 허용한 미주리주, 올해 2개의 스포츠 베팅 플랫폼 허용 예정
- 고조되어 가는 열기 속에서 스포츠 베팅 허용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인 미주리 대학교
- 현재 미국 내 많은 대학교가 캠퍼스 내 스포츠 베팅을 허용 중
- 대학 선수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프롭 베팅 허용 여부가 주요 변수로 떠오를 듯
2024년 11월 스포츠 베팅을 허용하기로 한 미주리주 내에서 스포츠 베팅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고 있습니다. 올해 연말까지 2개의 온라인 스포츠 베팅 플랫폼이 라이센스를 받고 영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가운데 캠퍼스 내 스포츠 베팅 허용 여부를 놓고 미주리 대학교가 고심에 빠졌습니다. 스포츠 베팅을 허용할 경우 스포츠 베팅 플랫폼으로부터 거액의 지원금을 받아 교육 재원을 마련할 수 있지만, 부작용이 우려되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특히 최근 대학 스포츠 선수들에 대한 ‘프롭 베팅’으로 인해 각종 괴롭힘과 승부 조작 등의 문제가 불거지는 상황인 탓에 고심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캠퍼스 내 스포츠 베팅 전면 허용과 전면 금지, 그리고 프롭 베팅만 금지하는 일부 허용안 등의 여러 방안 중 미주리 대학교가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미주리주, 올해 내로 스포츠 베팅 본격 허용
미국 미주리(Missouri)주는 2024년 11월 5일 스포츠 베팅을 합법화했습니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스포츠 베팅을 합법화한 주이며, 아직 스포츠 베팅을 합법화하지 않은 주가 미온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스포츠 베팅을 합법화한 가장 마지막 주로 오랫동안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는 합법화 법안만 통과 후 아직 스포츠 베팅은 불가능한 상황인데, 올해 내로 규제 법안을 마련한 뒤 스포츠 베팅이 시행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미주리 게임 관리 당국은 늦여름 이전에 2개의 온라인 스포츠 베팅 플랫폼이 허가를 받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미주리 게임 위원회(Missouri Gaming Commission, MGC)는 12월까지 충분한 시간이 있기 때문에 너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게임 위원회 의장 얀 짐머만(Jan Zimmerman)은 주 의회에서 현재 라이센스 신청 절차에 들어섰다고 밝히며, 카지노 및 스포츠 베팅 업체들이 합법적인 라이센스를 발급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미주리주 이웃의 주들이 모두 스포츠 베팅을 허용한 상황에서 이들의 사례를 충분히 검토하고 연구할 계획이라 말했습니다.
미주리주 내에서 스포츠 베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주민들은 이웃인 캔자스(Kansas)주를 찾아 스포츠 베팅을 즐기곤 합니다. 캔자스주는 2022년 5월 스포츠 베팅을 허용했으며, 동년 9월부터 스포츠 베팅 플랫폼들이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4대 토토사이트인 ‘드래프트킹스(DraftKings)’, ‘팬듀얼(FanDuel)’, ‘벳MGM’, ‘ESPN벳’은 미주리 주민들이 캔자스주로 넘어가 스포츠 베팅을 즐기고 있는지 여부를 묻는 언론의 질문에 함구하고 있습니다. 미주리주 내에서 곧 스포츠 베팅이 시행될 것인 만큼, 쓸데없는 논란을 일으키지 않으려는 의도입니다. 짐머만 의장은 2개의 스포츠 베팅 플랫폼을 먼저 허용할 방침을 재확인한 뒤, 4대 플랫폼 중 어느 곳이 유력한지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스포츠 베팅 플랫폼들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관리자 입장에서는 언급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캠퍼스 내 스포츠 베팅 허용 여부를 놓고 기로에 선 미주리 대학교
이렇게 미주리주 내에서 스포츠 베팅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미주리 대학교(University of Missouri) 또한 결정의 기로에 섰습니다. 스포츠 베팅 합법화 이후 미주리 대학교 캠퍼스 내에서 스포츠 베팅을 전면 금지할지, 혹은 스포츠 베팅 플랫폼과 협력하여 전면 허용할 것인지 여부입니다. 지난 11월 미주리 주민들이 투표로 승인한 ‘수정안 2(Amendment 2)’는 2025년 12월까지 미주리주에서 스포츠 베팅을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주 전체에서 스포츠 베팅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탓에 미주리 대학교 역시 그 전에 결정을 내려야만 합니다.
미국의 대학들은 이미 스포츠 베팅에 대하여 매우 다양한 접근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제이비어 대학교(Xavier University)와 퍼듀 대학교(Purdue University)는 캠퍼스 내에서 스포츠 베팅을 전면 금지하고 있습니다. 뉴저지(New Jersey)와 뉴햄프셔(New Hampshire), 버지니아(Virginia), 델라웨어(Delaware), 워싱턴(Washington)주는 주 정부 차원에서 대학 스포츠에 대한 모든 베팅을 금지합니다.
그러나 루이지애나 주립대학교(Louisiana State University)처럼 미국 스포츠 베팅 업체들과 협력하여 캠퍼스 내에서 스포츠 베팅을 제공하는 곳도 있습니다. 또한 일리노이(Illinois)주와 같이 온라인 스포츠 베팅은 금지하고 카지노 내에서만 대학 스포츠 베팅을 허용하는 곳도 있습니다. 미국 동남부 지역은 각 학교의 재량의 맡기되, IT 업체와 협력하여 부정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의심스러운 베팅 패턴을 감시합니다.
캠퍼스 내 스포츠 베팅은 학교에서 허가하고 지원하는 전문 베팅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학생들의 베팅 중독 문제를 우려해 베팅 한도를 설정하고 있다는 점만 제외하면, 일반적인 토토사이트 플랫폼과 거의 동일한 시스템입니다. 현재 10개 이상의 대학교가 어떠한 형태로든 캠퍼스 내 스포츠 베팅을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캠퍼스 스포츠 베팅 시장에 열정적인 ‘시저스 스포츠북(Carsars Sportsbook)’ 외에도 ‘윈스타 월드 카지노(WinStar World Casino)’ 등이 대학교와 정식 계약을 맺고 캠퍼스 내 스포츠 베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대학 스포츠 명문은 물론, 학과 명문인 시라큐스 대학(Syracuse University)과 텍사스 기독교 대학(Texas Christian University)도 캠퍼스 내 스포츠 베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미국 대학교들이 캠퍼스 내 스포츠 베팅을 허용하기 시작한 것은, 스포츠 베팅 플랫폼이 제안하는 거액의 계약을 거절하기 어려운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수년간 극심한 재정난을 겪는 대학들이 늘어나며 스포츠 베팅 업체들은 재정적 취약성이라는 약점을 파고들기 시작했습니다. 전체 학부 및 대학원생 규모가 1.5~3만 명에 달하는 대학교 내에서 스포츠 베팅을 독점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면, 스포츠 베팅 업체 입장에선 어마어마한 ‘블루 오션’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학비가 저렴하여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주립 대학교나 공립 대학교는 이와 같은 제안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어떠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재원을 마련해 학생들의 학업 프로그램을 지원해야 하는 대학교 입장에선, 스포츠 베팅 업체들이 제시하는 거금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웠습니다. 일례로 미국 대학 농구 및 미식축구 명문 대학으로 꼽히는 미시간 주립 대학교는 시저스 스포츠북과 계약을 맺고 5년간 840만 달러(122억 1,360만 원)에 달하는 막대한 지원금을 받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수익 확대에 골몰하는 스포츠 베팅 업체들이 대학 캠퍼스에 진출한 것이 조금 때 늦은 감이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미국 대학 스포츠는 미식축구를 비롯해 농구까지 전국이 들썩일 만큼 큰 인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초 스포츠 베팅 업체들의 발목을 잡은 것은 스포츠 베팅의 이용 가능 연령 문제입니다. 미국 대부분의 주가 스포츠 베팅 이용 가능 연령을 만 21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대학 초년생의 나이가 만 21세 미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용자의 폭이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학부 3,4학년생 뿐만 아니라 대학원생과 교직원, 심지어 교수진까지 베팅에 나서며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캠퍼스 내 스포츠 베팅 시스템이 엄격한 연령 확인 시스템을 시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용자 수는 충분히 확보 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캠퍼스 스포츠 베팅 시스템이 충분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스포츠 베팅 플랫폼들이 앞다퉈 각 대학에 스포츠 베팅 제안서를 보낸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대학 선수 대상 프롭 베팅 허용 여부가 변수로 떠오를 듯
캠퍼스 내 스포츠 베팅 허용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인 미주리 대학교의 걱정거리는 대학 스포츠 선수들의 ‘웰빙(Well-Being)’입니다. 미주리 대학교 교수 운동 대표 팜 브루지나(Pam Bruzina)는 “스포츠 베팅은 학생 선수들에게 여러 가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신중하게 살펴봐야 하며, 학생 선수들의 웰빙 문제는 우리의 중요한 책임 중 하나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현재 미주리 대학교 교수진과 교직원, 학생들이 스포츠에 베팅하는 것을 금지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학생 선수들에 대한 ‘프롭 베팅’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스포츠 베팅이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중입니다.
한 가지 변수는 대학 스포츠에 대한 ‘프롭 베팅(Prop Betting)’ 금지 여부입니다. 프롭 베팅이란 ‘프로포지션 베팅(Proposition bet)의 준말로서, 한국 토토사이트에서는 흔히 스페셜 베팅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베팅 옵션입니다. 게임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특정 이벤트의 발생 여부에 대해 베팅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축구 종목의 경우 특정 선수가 득점에 성공할지, 혹은 특정 선수가 파울을 범할 것인지 여부에 베팅하게 됩니다. 농구의 경우에는 특정 선수가 몇 점 이상을 득점할 것이라는 오버언더 베팅이 대표적입니다. 경기 내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이벤트, 특정 선수에 대한 수많은 지표에 베팅하기 때문에 예측이 다소 어렵고 그만큼 배당률이 높아 인기가 많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프롭 베팅으로 인해 대학 스포츠 선수들에게 승부 조작과 같은 부정 행위에 대한 유혹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선수 개인 성적에 대한 베팅은 선수 개인만 포섭하면 쉽게 결과를 조작할 수 있어 팀 전체를 포섭하여 승부 조작에 나서는 것보다 난이도가 훨씬 낮습니다. 게다가 경기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팀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변명을 앞세워 선수를 유혹하기도 쉽습니다. 대학 스포츠 선수들이 프로 스포츠 선수들에 비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고, 프로 스포츠 대비 관리·감독의 눈이 덜 미치는 점을 이용하여 대학 스포츠 선수들에 대한 승부 조작의 유혹이 주어지기 쉬운 환경인 것입니다.
또다른 문제는 스포츠 베팅의 확산에 따라 선수들을 향한 ‘괴롭힘’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선수들에 대한 프롭 베팅이 가능해지면서, 특정 선수에게 프롭 베팅을 한 사람들이 선수들의 SNS로 찾아가 욕설과 괴롭힘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 대학 농구 선수가 20점 이상 득점할 것이라고 베팅한 경우, 20점 미만으로 득점하게 되면 해당 선수의 SNS에 욕설을 퍼붓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게다가 팀 동료의 부상이나 질병, 출전 여부 등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부 정보를 공유하라는 승부 조작 세력의 압박도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입니다. 미주리 대학교 교수 협의회 의장 톰 워호버(Tom Warhover)는 “학생 업무 위원회에 하달하여 정신적 압박을 받는 학생을 위한 정신 건강 서비스를 시행할 것”이라 말했습니다.
물론 대학 스포츠를 대상으로 프롭 베팅을 금지하려면 주 정부 차원에서 규정을 마련하는 협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공정한 스포츠 정신을 위하여, 그리고 선수들의 미래를 위하여 대학 스포츠에 한해 프롭 베팅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최근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대학 스포츠를 넘어 고등학교 스포츠까지 베팅 대상으로 삼는 토토사이트가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러한 프롭 베팅에 대한 반대 의견이 점차 힘을 얻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주리 대학교가 대학 스포츠 대상 프롭 베팅 금지 조치를 고민할 경우, 이는 실현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만약 대학 스포츠에 한해 프롭 베팅을 금지한다는 전제가 성립할 경우, 이는 미주리 대학교가 캠퍼스 내에서 스포츠 베팅을 허용하는 절충형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웃 아이오와(Iowa)주는 프롭 베팅을 금지하되 스포츠 베팅 자체는 허용하고 있는데, 미주리 대학교 역시 이와 비슷한 노선을 따를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미주리 대학교 캠퍼스 내에서 이루어지지는 스포츠 베팅을 허용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전미 대학 체육 협회(NCAA)’의 조사에 따르면 대학교 남자 선수들의 21.5%가 스포츠 베팅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포츠 선수들의 베팅은 엄연한 금지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1/4 가까운 학생들이 스포츠 베팅을 경험했다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 그만큼 대학 스포츠 베팅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힘을 얻을 수 있고, 스포츠 베팅 합법화에 있어 중요한 안건이 되는 규제 법안과 ‘책임감 있는 베팅(Responsible Betting)’을 완강하게 지지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미국의 각 대학교가 캠퍼스 내에서 스포츠 베팅을 확대해 나가는 가운데, 미주리 대학교가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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