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드림타워 리조트 운영사 롯데관광개발의 부채 부담 가중
- 누적 손실 확대되는 롯데관광개발, 유동성 악화와 재무 건전성 훼손 우려
- 서울보증보험 소송, 상여금 미지급 등의 법적 리스크도 증가
- 누적 결손금 1조 돌파로 자본 잠식 우려 상황
- 카지노 매출 급증에 힘입어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만이 위안거리
제주 드림타워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는 롯데관광개발이 유동성 위기에 처했습니다. 과도한 차입금으로 인해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지며, 단기 채무 상환 능력에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690억 원 규모의 소송까지 겹치며 불필요한 지출까지 늘어나고 있습니다. 중국인 관광객 증가로 카지노 매출이 큰 폭으로 상승하며 작년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영업이익으로는 차입금에 대한 이자 비용조차 충당하지 못 하는 상황입니다.
과도한 부채로 인한 유동성 악화, 롯데관광개발 숨통 조여
롯데관광개발의 유동성 위기가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1971년 설립된 롯데관광개발은 50여 년간 여행알선, 항공권 판매 대행, 전세 운수업 등을 주력으로 하는 한국 대표 종합 관광 기업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2020년 12월에는 제주도에 드림타워 복합 리조트(IR)을 건설하여 호텔과 카지노, 소매업(리테일)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였습니다. 그러나 2019년부터 전세계에 불어닥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관광 산업이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타격을 입으며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 하며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고 말았습니다.
롯데관광개발의 24년 3분기 기준 유동부채가 1조 2,882억 원인 데 반해, 유동자산은 1,007억 원에 부과하여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1조 1,874억 원이나 초과했습니다. 유동부채 대비 유동자산의 비율로서, 기업의 단기 지급 능력을 살펴볼 수 있는 유동 비율은 7.82%로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일반적으로 200% 내외의 유동비율을 적정 수준이라 보기 때문입니다. 결국 롯데관광개발의 단기 채무 상환 능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연결 기준 | 2020 | 2021 | 2022 | 2023 | 2024.Q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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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액 | 168 | 1,071 | 1,837 | 3,135 | 3,615 |
영업이익 | -714 | -1,313 | -1,187 | -606 | 368 |
당기순이익 | -821 | -2,007 | -2,247 | -2,023 | -699 |
자산 | 11,985 | 13,024 | 18,028 | 17,641 | 21,729 |
부채 | 9,723 | 12,497 | 15,711 | 16,986 | 18,101 |
자본 | 2,261 | 527 | 2,319 | 656 | 3,628 |
유동 비율 | 58.75% | 38.05% | 5.95% | 6.69% | 7.82% |
부채 비율 | 430.05% | 2,371.97% | 678.10% | 2,590.85% | 498.93% |
재무 구조를 악화시킨 주범은 과도한 차입금입니다. 롯데관광개발의 총 부채 금액은 1조 8,101억 원으로, 이 중 차입금(전환사채 포함)이 1조 127억 원을 차지하여 과도한 외부 차입 의존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3분기 지불해야 하는 이자 비용만 1,134억 원에 달합니다. 이는 전년 동기 891억 원 대비 31.1% 증가한 것으로, 3분기 영업이익 368억 원으로는 이자 비용조차 감당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부채 총액을 자본 총액으로 나눈 부채 비율은 498.93%로서, 전년도 2,590.85%에 비하면 크게 개선되었다지만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특히 7,699억 원에 달하는 단기 차입금이 숨통을 조여 오고 있어, 부채 상환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작년 3분기 드림타워 리조트 카지노 부문은 1,296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20% 증가했습니다. 이는 분기 매출 기준 역대 최고 실적으로서, 3분기에 이미 2023년 누적 매출을 앞질렀습니다. 그러나 화려한 실적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699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대규모 적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전년도 순손실 2,023억 원에 비하면 적자 폭이 크게 개선되었으나, 대규모 적자 행진에 제동을 거는 데에는 실패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누적 결손금은 작년 9,730억 원 대비 699억 원 증가한 1조 429억 원에 달하는 등, 자본 잠식마저 거론되는 상황입니다. 자본 총계 역시 3,628억 원으로 총 자산인 2조 1,729억 원의 16.7%에 불과합니다.
소승 등의 법적 리스크도 증가, 재무 건전성 악화 우려
여기에 더해 각종 법적 분쟁까지 겹치며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현재 롯데관광개발이 맞닥뜨린 소송은 총 14건으로, 총 670억 7,200만 원 규모입니다. 특히 2023년 4월 27일 서울보증보험(SGI)과의 채무부존재 소송에서 2심 패소 판결을 받아들며 회생 채권에 대한 지연손해금채권(이자)에 해당하는 363억 500만 원을 충당 부채로 설정했습니다. 롯데관광개발은 판결에 불복하여 3심을 위해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한 상황이지만, 판결이 뒤집힐지 여부는 확실치 않습니다. 다른 13건의 소송에 대해서도 소송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입장인데, 서울보증보험 소송을 제외하면 지급 의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별도의 충당금을 설정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물론 경영 중에 소송에 휘말리는 일은 다반사이지만, 이런 대규모 법적 분쟁에 자꾸 얽히는 것은 회사의 신용도를 떨어뜨리고 재무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습니다. 법무법인을 통한 소송 대응도 불필요한 지출에 해당하며, 부채 비율이 워낙 높은 상황에서 소송에 패할 경우 추가적인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670억 원에 달하는 소송 결과는 앞으로의 회사 운영에 있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직원들에 대한 처우 불만 등 내부 잡음마저 새어나오고 있습니다. 드림타워 카지노 노동조합은 작년 회사가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표이사를 노동청에 고소하였습니다. 민주노총 드림타워 카지노 지부는 작년 9월 추석 연휴 당시, 단체협약에 따른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드림타워 리조트 대표이사 등을 노동청에 고소했습니다. 노조와 사측의 단체협약에 따르면 사측은 설날과 추석 등의 명절에 기본급의 20%를 상여금으로 지급하도록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노조는 드림타워 카지노가 50여 명의 조합원에게만 상여금을 지급하는 등의 차별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습니다.
드림타워 리조트가 코로나19 팬데믹 중에 개장하게 되는 최악의 상황에서 노조는 회사의 어려움을 함께 한다는 이유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상여금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2024년 카지노 매출이 전년 대비 93.3% 증가한 2,765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상여금을 지불하지 않은 것은 위법이라는 것입니다. 롯데관광개발은 신규 노동자의 연봉에 상여금이 포함되어 있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이에 대하여 객관적 근거를 찾을 수 없으며 사측 실무진에서도 법률 검토를 통해 인정한 상황이라고 밝히며 첨예한 대립을 이어갔습니다.
당초 제주 지역 사회는 제주의 경관과 교통, 도시 기능 등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드림타워 리조트 건설을 반대했습니다. 그러자 롯데관광개발 계열사 동화투자개발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약속하며 지역 사회 달래기에 나섰고, ‘고도 제한 완화’라는 특혜를 받으며 고층 빌딩을 건설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사측이 나 몰라라 한다는 것입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센터는 지난 14일 마지막 조사를 마친 만큼, 곧 결과가 나올 예정입니다. 만약 노조가 승리할 경우, 상여금 지급으로 인한 추가 지출은 물론 노사 갈등으로 인한 사내 분위기 악화까지 우려할 만한 상황입니다.
역대 최대 실적 갈아치우며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 위안거리
그러나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선 드림타워 리조트 매출 실적이 눈에 띄게 호전되고 있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요소입니다. 롯데관광개발의 24년 3분기 누적 매출액은 3,614억 원으로, 전년 동기 2,208억 원 대비 63.67% 증가했습니다. 이는 2023년 전체 매출인 3,135억 원과 비교해도 15.27% 증가한 것으로, 작년 3분기에 이미 재작년 한 해 매출을 뛰어넘은 것입니다. 2분기부터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더니, 매월 매출 신기록을 작성하며 분기마다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습니다. 덕분에 작년 3분기 368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화를 통해 코로나 팬데믹의 긴 암흑 터널을 빠져나오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입니다.
매출 성장을 견인한 것은 드림타워 리조트의 카지노 부문입니다. 작년 3분기 카지노 부문은 2,207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20% 증가했습니다. 중국의 무(無)비자 정책에 의해 중국인의 방문 접근성이 크게 높아졌고, 한중 관계 개선에 따라 중국인 방문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게다가 작년 중국 정부가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며, 카지노 등 사행 산업에 대한 정부의 제재가 약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렇게 중국인 VIP 관광객에 일본인 VIP까지 더해지며, 드림타워 리조트 카지노는 전례 없는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드림타워 리조트 호텔 부문인 그랜드 하얏트(Hyatt) 제주도 좋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카지노에 미치진 못 하지만, 665억 원의 메출을 기록해 카지노와 함께 꾸준한 동반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제주도의 다른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호텔 시설이 낙후되어 카지노를 이용하더라도 다른 호텔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드림타워 리조트는 중국인이 선호하는 하얏트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고 최신식 설비로 5성급 호텔을 구축하여 카지노 방문객이 그대로 드림타워 리조트에 묵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게다가 호텔에 투숙하며 카지노 재방문율이 높아진 것은 덤입니다.
드림타워 리조트가 롯데관광개발의 핵심 사업으로 자리잡으며 주력 사업의 자리에서는 물러났지만, 여행 사업 부문 역시 692억 원의 매출을 달성해 전년 동기 대비 19.5% 성장하여 힘을 보탰습니다. 다만 변수는 작년 12월 발표된 비상계엄령 이후 찾아온 정국(政局)의 혼란입니다. 비상계엄령 해제 이후 탄핵 정국에 돌입하며 현직 대통령 구속이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난 만큼, 각지에 시위가 빈발하며 외국인 관광객들이 방문을 꺼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몇년만에 훈풍을 맞은 롯데관광개발 입장에서 코로나 못지 않은 불안 요소로 다가올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이렇게 지속적인 매출 성장과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라는 긍정적 지표가 나타나고 있으나, 과도한 부채와 그에 의한 막대한 이자 비용이라는 난관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습니다. 유동성 위기라는 난제를 해결해야 하는 롯데관광개발 입장에선 재무 구조 개선이 가장 절실한 과제인 셈입니다. 물론 롯데관광개발도 이를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막대한 차입금과 그에 대한 금융 비용은 롯데관광개발이 지속적으로 관리해 오던 대상입니다. 작년 11월에 단행한 8,390억 원 규모의 리파이낸싱(Refinancing)이 그 예입니다. 롯데관광개발은 이를 통해 1년 만기의 단기 차입금을 30개월 만기의 장기 차입금으로 전환하여 상환에 대한 압박을 덜었고, 금리도 낮춰 이자 비용을 연 200억 원이상 줄였습니다. 그러나 1년마다 찾아오는 상환에 대한 부담을 덜었을 뿐, 막대한 채무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향후 실적 개선과 함께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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