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랜드, 한국조폐공사 및 인터블록과 손 잡고 카지노 게임 기구 직접 제조에 나서
- 카지노 게임용 카드와 전자 슈 개발, 해외 수출로 세계 시장 공략 목표
- 카지노 게임 기구 자체 제작으로 예산 절감 및 외화 획득까지 노릴 수 있어
- 강원랜드 뿐만 아니라 한국 카지노 업체들은 자체 운영 능력 강화 중
강원랜드가 한국조폐공사 및 인터블록과 손을 잡고 카지노 게임 기구를 직접 제조 및 판매에 나섭니다. 카지노 게임에 사용하는 카드와 함께, 카드를 담아주는 박스인 ‘슈’를 개발하는 일입니다. 한국조폐공사의 위조 및 변조 방지 기술 특허를 사용하여 카드를 제작하고, 인터블록이 해당 카드를 인식할 수 있는 전용 슈를 개발하고 마케팅을 담당합니다. 강원랜드는 전자식 슈를 생산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강원랜드에서 사용하는 카드와 슈의 양이 어마어마한 만큼, 해당 제품 생산을 국산화하면 강원랜드는 큰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나아가 강원랜드는 해당 전자식 카드와 전자식 슈를 해외에 수출할 계획도 품고 있습니다. 강원랜드와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등 한국 카지노 업체들은 카지노 게임 및 카지노 게임에 사용하는 기기 등을 직접 제작하고 생산하며 자체적인 운영 역량을 강화하는 추세입니다.
강원랜드, 카지노 게임 카드와 슈 개발에 나선다
강원랜드가 카지노 게임용 카드와 전자식 카드 딜링용 ‘슈(Sheo)’ 등의 카지노 게임 기구를 직접 제조하기로 했습니다. 강원랜드는 작년 12월 27일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한국조폐공사 및 ‘인터블록(Interblock)’과 함께 ‘카지노 게임 카드 및 전자 슈 공동 개발 업무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협약식에는 강원랜드 최철규 대표이사 직무대행과 한국조폐공사 성창훈 사장, 인터블록 마이클 휴(Michael Hu) 아시아태평양 대표를 포함해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이번 업무 협약의 목표는 신뢰할 수 있는 공정한 게임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전자식 트럼프 카드와 함께, 전자식 카드를 인식할 수 있는 전자식 ‘슈’ 개발입니다. 한국조폐공사의 위조 방지 보안 기술을 활용하여 카지노 게임 카드를 만들고, 이 카드를 인식할 수 있는 전용 슈를 개발하여 강원랜드 영업장에서 사용하는 동시에 해외 수출까지 노리겠다는 것입니다. 3개 업체는 3자간 협력을 통해 카지노 게임 기구 공동 개발과 제조, 판매 및 마케팅에 나설 계획입니다.
강원랜드는 자체 제작 슬롯머신 게임 기기인 ‘KL사베리(KL Saberi)’ 제조 기술을 활용하여 전자식 슈 하드웨어 조립과 생산을 담당하며, 한국 조폐공사는 자체 보안 기술 및 특허를 활용한 카지노 게임 카드를 개발하고 생산합니다. 마지막으로 인터블록은 전자식 슈를 개발하고 국내외 마케팅을 총괄합니다. 강원랜드와 한국조폐공사의 업무 협약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강원랜드는 2024년 이미 한국조폐공사의 보안 기술을 빌려 카지노에서 현금을 대용하는 화폐로 사용 중인 ‘칩(Chip)’을 교체한 바 있으며, 이번 업무 협약으로 카지노 게임 카드에도 한국조폐공사가 특허를 보유한 보안 기술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카지노 게임에 사용되는 ‘슈’는 바카라, 블랙잭 등의 게임에 사용되는 게임 카드를 보관하는 박스로서, 딜러는 게임 진행시 슈에서 카드를 꺼내 플레이어들에게 나눠줍니다. 전자식 슈는 각 카드마다 고유의 번호를 심어 놓고, 슈가 이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하여 딜러의 실수나 각종 부정행위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옛날에는 일반적으로 제조한 카드를 박스에 담을 뿐이었기 때문에 별다른 기술력이 필요하지 않았지만, 전자식 슈는 첨단 기술이 들어가는 만큼 가격대가 높아 기구 1대당 약 1,000만 원 가량에 유통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현재 세계 카지노에서 사용하는 전자식 카드와 전자식 슈는 대부분 일본 제품으로, ‘앤젤 아이(Angel Eye)’ 제품이 가장 유명합니다. 이외에는 미국 업체 ‘비(Bee)’ 제품도 많이 사용합니다.
강원랜드와 한국조폐공사, 인터블록 3사는 이번 협력을 계기로 전자식 카드와 슈를 한국 기술로 개발하여 비용을 절감할 계획입니다. 한국 카지노 업체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강원랜드는 현재 200대의 게임 테이블을 운영하고 있고, 작년 9월 발표한 강원랜드 규제 완화 정책에 따라 2027년 12월 제2카지노 확장 공사를 마치게 되면 게임 테이블은 250개로 늘어나게 됩니다. 현재도 1년에 약 66만 벌(Deck)의 카드를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게임 테이블이 1.25배 늘어나면 단순 계산으로 연간 82만 5,000벌의 카드를 사용하게 됩니다. 카드와 슈를 자체 생산할 경우 그만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해외 업체에게 구매할 필요가 없어지므로 외화 유출도 방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넘어 세계 다른 카지노 업체에 수출하여 외화 획득에 나서겠다는 계획도 품고 있습니다.
강원랜드 최철규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이번 업무 협약을 통한 3사의 협력은 세계 카지노 시장에서 강원랜드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서 업계를 선도하기 위한 첫 걸음”이라고 말하며, “KL사베리 슬롯머신과 같은 국산 카지노 게임 기기를 제작하여 사업 분야를 다각화하는 동시에 예산을 절감하고, 카지노 게임 기구 제조 시장에서도 활약하여 외화 회득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자체 운영 역량을 강화하는 한국 카지노 업체들
한국 카지노 업체들은 최근 카지노에 대한 자체적인 운영 역량을 갖춰 나가는 모양새입니다. 그동안 관광객을 유치하여 수익을 올리는 것이 수익원의 전부였지만, 카지노 게임 기기 개발이나 카지노 운영을 위한 각종 역량을 자체적으로 갖추는 등 카지노 외 부문에 대한 역량을 집중 육성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의 선두주자는 단연 강원랜드입니다. 강원랜드는 한국에서 내국인 입장이 가능한 유일한 카지노로서, 강원랜드 혼자 한국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체들의 매출을 합한 것보다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안정적인 수익을 바탕으로 자체적인 슬롯머신 게임을 개발하거나, 카지노 게임 테이블에 사용하는 게임 슈를 개발하는 등 카지노 운영 및 운영에 필요한 모든 역량을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강원랜드는 슬롯머신 게임 기기인 ‘KL사베리(KL Saberi)’ 머신을 개발하여 필리핀 카지노 및 중남미 카지노 업체에 수출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강원랜드 디지털화 계획을 통해 방문객들의 입장 절차를 단순화하는 ‘스마트 입장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향후 ‘아이게이밍(iGaming)과 같은 온라인카지노 시장이 개방될 경우에 대비하여 디지털화를 착실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로봇 제작 업체 ‘뉴로메카’와 업무 협약을 맺고 강원랜드 내 호텔 및 레스토랑 등에 로봇 서비스를 적극 도입하는 중입니다.
이것은 모두 강원랜드 경영진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사업 다각화 계획의 일환으로, 카지노에 집중되어 있는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여 카지노 외 부문의 사업 역량을 키우기 위한 목적입니다. 강원랜드는 과거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카지노 영업이 중단되며 심각한 위기를 겪은 바 있습니다. 이에 비(非)카지노 분야의 매출 비중을 높이고 카지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다시금 카지노 영업에 큰 지장이 발생하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2조 5,000억 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는 ‘K-HIT 프로젝트 1.0’을 수립하고 각종 관광 자원을 활용한 가족 친화형 리조트로 발돋움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카지노에 대한 자체적인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강원랜드 뿐만이 아닙니다. 그랜드코리아레저(GKL)는 사내 벤처 ‘퍼센트케이(%K)’ 최문권 대표가 테이블 카지노 게임 ‘브로그(BROG)’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여 제주도 신화월드 랜딩카지노에 납품했습니다. 국내에서 슬롯머신을 제외한 테이블 게임을 개발하여 유통하는 것은 브로그 게임이 처음입니다. 비록 현재는 법적 굴레에 발이 묶여 제주도를 제외한 내륙의 카지노에 게임을 공급할 수 없지만, 브로그 게임에 대한 인지도를 높여 해외까지 수출하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습니다.
경쟁력 제고가 절실한 제주도 카지노 업체들
다수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들어서 있는 제주도 역시 여기에 힘을 보탭니다. 제주도는 카지노 운영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2021년에 도입한 ‘게임 기구 직접 검사 제도’가 최근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주도는 제주도 내 위치한 8개 외국인 전용카지노 업체를 대상으로 카지노 게임 기기에 오류는 없는지, 정확한 환수율이 적용되고 있는지 등의 법규 위반 사항을 정기적으로 점검해 왔습니다. 검사 대상만 전자 게임 기구 334대와 전자 테이블 게임 기구 147대 등 481대에 달하는 작업입니다. 이를 통해 게임 기구의 위조 및 변조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고, 카지노 운영의 투명성을 제고하여 제주도 카지노 산업의 국제 경쟁력 확보에 이바지한다는 계획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외부 검사 기관에 용역을 의뢰하여 수행해 왔던 검사를, 제주도가 전문 인력 채용 및 관련 조례 개정을 통해 직접 검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덕분에 제주도는 지난 4년간 1,975대의 게임 기기를 직접 검사하여 외부 검사 기관에 지불하던 검사 수수료 2억 2,000만 원의 세외 수입을 확보했습니다. 연도별 검사 대수 역시 2021년 617대, 2022년 333대, 2023년 351대, 2024년 674대로 꾸준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제주도 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체들 역시 외부 검사 기관에 위탁했던 게임 기기 검사에서 발생한 출장비 등의 비용 1억 1,000만 원을 절감했습니다. 검사에 필요한 인력을 감축하고 검사 시간이 단축되어 카지노 운영에 대한 효율성이 제고된 것은 물론입니다. 제주특별자치도 김희찬 관광교류국장은 “카지노에 대한 직접 관리 감독 체계를 구축하여 외국인 관광객들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카지노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 만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보탬이 될 것”이라 말했습니다.
다만 제주도 카지노 산업이 침체 일로에 있는 것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2024년 12월 기준 국내에 존재하는 17개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중 절반 가량인 8개가 제주도에 있지만, 제주도 카지노 업체의 매출과 방문객은 내륙에 비해 크게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작년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간 제주도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방문한 사람은 총 34만 8,921명이며 매출액은 2,450억 원에 머무른 반면, 내륙 9개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기록한 방문객은 117만 9,738명이며 매출액은 7,376억 원입니다. 제주도와 비교하면 내륙의 카지노 업체 방문객이 3.4배 가량 많으며 매출액도 3배 가량 높은 것입니다.
게다가 한국의 유일한 내국인 카지노인 강원랜드는 119만 3,079명이 방문했고 6,84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강원랜드 혼자 내륙 9곳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맞먹는 방문객과 매출을 기록한 셈입니다. 제주도를 대표하는 롯데관광개발의 드림타워 카지노 홀로 연이어 역대 최고 매출 신기록을 세우며 분투하고 있지만, 드림타워 카지노를 제외한 다른 제주도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성적은 처참합니다.
제주도가 내륙 및 강원랜드에 비해 어려운 싸움을 계속하는 배경에는 열악한 규모가 첫 손으로 꼽힙니다. 막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제주 신화월드 랜딩카지노(5,581㎡)를 제외하면 제주도 7개 업체의 카지노 영업장 규모를 모두 합쳐도 14,861㎡에 불과하여, 인천 영종도에 초대형 복합 리조트를 구축한 인스파이어 리조트 1곳의 면적(14,372㎡)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한국 카지노 업계에서 제주도 카지노를 ‘구멍가게’라 비하하는 것도 근거 없는 비난은 아닙니다. 영업장 규모가 작다 보니 영업 능력이 떨어지고, 고객 유치 능력도 떨어지며 악순환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드림타워 카지노를 제외한 제주도 카지노 업체들이 적자를 면치 못 하며 영업 지속 능력에 의문을 품기에 앞서 고용 불안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제주도 내 한 카지노 업체 관계자는 “2017년 사드(THAAD) 사태 이전만 해도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며 카지노업 종사자들의 연봉이 나쁘지 않았지만, VIP 관광객이 줄어들고 매출이 하락하다 보니 종사자들이 다른 업종으로 직군을 전환하거나 인천 영종도 및 서울의 대형 카지노 업체로 이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작년 초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리조트가 개장할 당시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제주도 카지노업 종사자들을 대거 채용하며 인재 블랙홀이라 불렸고, 제주도는 인력 공백 사태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인스파이어 리조트가 작년 하반기부터 중국인 VIP 관광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에 대거 나서기로 하며, 카지노 딜러와 같은 인력은 물론 마케팅 인력 또한 대거 이직이 예상됩니다.
뿐만 아니라 영종도에서 인스파이어 리조트와 치열한 경쟁을 거듭하고 있는 파라다이스 그룹이 워커힐 호텔에 VIP 전용 카지노를 추가 개장하고 중국인 VIP는 물론 일본인 VIP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라 상황이 더욱 악화될 공산이 큽니다. 제주도청 관계자는 “제주도 내 카지노업 종사원 2,000여 명에 대한 직무 역량 강화를 위한 윤리 교육 외에 실무 외국어 능력, 고객 서비스 교육을 강화하여 제주도 카지노 산업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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